1.
――약 75억.
무슨 숫자냐고?
세계의 인구야.
지구 위에서 호흡하고 있는 사람의 수.
즉 『주인공』의 수.
이만큼의 『주인공』이 있으니까,
나 하나 정도 조연으로 파묻혀도
분명 문제 없어.
평범하고, 평범하며, 지극히 평균적인 인간으로 있고 싶어.
「다녀왔습니다」라던가,
「잘먹겠습니다」라던가,
「좋은 꿈 꿔」라던가를 당연하게 웃으며 말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기도 하면서 말야.
실패에 울기도 하고, 성공에 기뻐함을
쌓아가고 있는 평범한 나날. 인생.
――――그런 막연한 꿈을 꾸고 있어.
*
키리타니 요스케: 유메라이브 중, 버디 측의 심층 심리는
접촉에 의해 하트 측에 공유된다
시바사키 신야&핫카 시구레: …………
처음 유메라이브를 할 때.
선생님의 담담한 설명에, 유메마이크를 앞에 둔
나와 시구레는 무거운 침묵에 사로잡혔다.
키리타니 요스케: 어떻게 할래?
――――심층심리의 공유.
『나의 속』을, 타인이 알게 된다.
시구레에게.
시바사키 신야: 읏…………
핫카 시구레: ――――그럼
시바사키 신야: !
움직이지 않는 나의 옆에서 조용히 한 걸음을 내딛은 시구레는
마이크에 손을 뻗는다.
――――버디 역이었다.
나는 그걸 보고, 마음 속에서 안도했다.
비겁해서 미안해―――….
*
시바사키 신야: ――안, 미안해……
핫카 시구레: 신야. ……신야, 일어나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응……아, 시구레
우왓!?
핫카 시구레: !
성대하게 침대 위에서 굴러넘어져 버렸다…….
시바사키 신야: 아야야
핫카 시구레: 괜찮나요? 자, 손을
시바사키 신야: 고마워. 왜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되는걸까
핫카 시구레: 매일 아침……혹시 신야,
항상 이런거예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시구레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는 거,
드문 일이니까
시구레가 일어나는 건 기본적으로 나쁘고,
슬로우 스타터다.
한 번 깨우지 않고 관찰한 알람의
최고 스누즈 기록은 103회……
핫카 시구레: 오늘은 신야의 잠꼬대가……아니, 가끔이에요
성대하게 침대 위에서 굴러떨어지는 친구를 보고,
홀딱 잠이 깼어요
――친구.
무심코 한 말에 마음이 근질근질 거린다.
시바사키 신야: 내 탓에 깨워버렸네. 미안해
핫카 시구레: 아뇨. 오늘은 좋은 날씨기도 하고,
런닝 하고나서 아침 먹을까요
시바사키 신야: 응! 갈까
여느 때 처럼, 단정히 정리된
내 트레이닝 웨어가 침대 옆에
준비되어 있었다.
*
기숙사에서 학교까지의 통학로는,
시구레와 나의 『잊어먹은 물건 체크』의 시간이기도 하다.
핫카 시구레: 수업 준비물이랑, 체육복은?
시바사키 신야: 가지고 있어
핫카 시구레: 손수건이랑, 티슈
시바사키 신야: 어엇 주머니에…… 좋아! 확인, 오케이
핫카 시구레: 루이보스 티랑, 도시락
시바사키 신야: 가방에 쏙 넣어 뒀어. 항상 물병이랑 도시락 챙겨줘서,
고마워 시구레
핫카 시구레: 1인분을 만드는 게, 남아돌아서 수고스러우니까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의 도시락 맛있으니까, 살았어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앗, 조금 웃었다)
이건 시구레가 기뻐할 때의 표정이다.
핫카 시구레: 다음, 숙제 프린트는?
시바사키 신야: 어제 같이 한거, 제대로 가져 왔어
핫카 시구레: 오늘 마감인, 부활동 의식 조사에 관한 프틴트는?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그럴 것 같아서, 여분을 준비해 뒀어요
교실에서 작성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살았어!
이게, 나와 시구레의 일상.
2개의 퍼즐 조각이라면, 아마,
딱 맞는다는 느낌.
시구레의 옆은, 엄청 아늑해.
*
이노오 마사치카: 주간 시험 채점 결과는, 전원에게 고루 돌아갔네요
이번에도 성적 순서를 발표하겠습니다.
1위부터――마키 군, 핫카 군,
미케카도 군과 하나부사 군은 동점
마키 치즈루: 당연한 결과네요
이노오 마사치카: 계속해서 시바사키 군, 아사기리 군, 시부타니 군……
최하점은, 또 우시와카 군입니다
우시와카 미나토: 어라라―
시바사키 신야(이 순위, 1학년때 부터
하나도 안 바뀌었네)
2.
이노오 마사치카: 이과 과목이 전멸인 시부타니 군과,
전부 낙제점인 우시와카 군은 추가 시험이 있습니다.
제대로 공부해 두세요
우시와카 미나토: 공부, 네~에
시부타니 카스카: 숫자의 나열 따위…… 언령의 인과와의 괴리를
배울 필요성 따윈 느끼지 못한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럼, 지금부터 복습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틀린 부분을, 각자 확실히 재검토해 주세요
이노오 선생님의 말 직후, 나는 문제 용지를 금방 파일 속에 집어넣었다.
시바사키 신야: 하~. 이번에도, 평균 점수여서 다행이다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그거 항상 말하고 있네에.
평균 라인 아슬아슬해서, 즐거워?
시바사키 신야: 즐겁다던가 그런게 아니고, 힘내서 이정도인거야
아사기리 미카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하나부사 야나기: 미카게처럼, 게임 감각으로 추가 시험을 1점 차로
모면되는 점수 노리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네
아사기리 미카게: 최고로 합리적이지?
미케카도 시온: 거꾸로 귀찮을 것 같아
우시와카 미나토: 카스카, 추가시험 공부, 같이 하자―
시부타니 카스카: 타락의 화신과 공부따위, 방해받을 뿐인 미래가 보입니다.
방에서도 나가줬음 좋겠어
이노오 마사치카: 여러분, 사담은 쉬는 시간에 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죄송해요 선생님!
수업 중, 친구들과 실업는 수다를 떨어서,
선생님으로 부터 주의를 받았다.
매우 평범하고 건강한 매일이,
나에게는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을 둘러싼
"진짜 환경"을 잊을 뻔 했다.
*
시바사키 신야: 하―, 이제서야 점심이다. 배고파
핫카 시구레: 오늘은 날씨가 쾌청하니, 안뜰이나 운동장 벤치에서
점심 먹을래요?
시바사키 신야: 운동장! 다 먹으면 센리랑 애들 불러서, 축구 하자
사루와타리 키이치: 마사치카 쨩, 잠깐 괜찮을까?
이노오 마사치카: ! 학생들 앞에서, 그런 별명은 삼가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사루와타리 선생님이다
핫카 시구레: 2학년 특진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노오 마사치카: 왜 그러십니까, 일부러 교실까지 와서.
이제 교무실로 돌아가는 길입니다만
사루와타리 키이치: 신야 군은―― 아아, 있네. 다행이다
시바사키 신야: 저말이에요?
사루와타리 키이치: 이사장실에 동행해 줄 수 있을까?
어머님이, 방문하셨어
시바사키 신야: 에……
핫카 시구레: …….……
신야의 어머니: ――이런 이유로, 신야는 오늘을 끝으로
퇴학시키겠습니다
시바사키 신야: !? 퇴학……
이노오 마사치카: 그건 또, 상당히 갑작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만……
신야의 어머니: 신야를 시노노메에 입학시킨 목적은, 학원이 내거는
명확한 경쟁주의에 찬동하고, 신야의 경쟁본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노노메는 나의 기대에는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시바사키 신야: …….……
이노오 마사치카: ……말씀입니다만, 교사인 제 눈에는,
시바사키 군은 학원생활을 의미있게 보내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여기는 우선, 본인의 의사를――
신야의 어머니: 본인의 의사? 범인의 핑계로 말해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아요
아무튼, 퇴학은 결정사항입니다.
수속 서류는 우송해 주세요
그럼
이노오 마사치카: 잠깐, 기다려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선생님, 제가 쫓아갈게요
이노오 마사치카: 앗……
……뭡니까 대체, 저 어머님은
사루와타리 키이치: 무서운 얼굴이 돼있어, 마사치카 쨩
이노오 마사치카: 이사장대리는 왜 웃고 있습니까!
갑자기 퇴학이라니, 시바사키 군이 가여워요……
사루와타리 키이치: 저런, 어떻게 되려나
3.
시바사키 신야: 시바사키 선생님!
불러세우면,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무표정으로 되돌아 보았다.
신야의 어머니: 시노노메에 입학해서, 학습능력까지 저하된 거니?
밖에서는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게 규칙이잖아
시바사키 신야: ……죄송합니다. 저기, 하지만 저――
신야의 어머니: 어서 짐 싸세요
시바사키 신야: 읏……
신야의 어머니: 표정근의 움직임 만큼은 잘 발달돼 있는 듯 하네.
하지만, 너에게는 쓸모없는 성장이야
시바사키 신야: …………저는, 시노노메 학원을 퇴학하고 싶지 않아요
신야의 어머니: ………
――과연
시바사키 신야: 윽……
조용한 목소리와는 정반대인 그녀의 시선에,
숨을 죽인다.
열린 동공에, 사라진 눈 깜빡임.
나의 구석구석까지, 진득히,
집념으로 관찰하고 있다.
신야의 어머니: 방금 들린 반항적인 언행은, 무언가의 문제일까?
시바사키 신야: 으……아뇨. 저, 퇴학하고 싶지 않아요
신야의 어머니: 주장만을 입에 담는 건, 말 못하는 동물 이하야
시바사키 신야: 선생―― 어머니가 바라시는 것을, 반드시 보여드릴게요!
신야의 어머니: ……예상 외의 발언이네. 흥미로워
시바사키 신야(이 눈……)
생각과 호기심과 집념으로 가득 찬――――
“실험체”를 보는 눈이다.
신야의 어머니: ……1주 간
시바사키 신야: 에?
신야의 어머니: 기간 내로, 내가 내준 모든 과제를 클리어 할 것
달성했을 때만, 퇴학에 재고의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도록 하겠어요
시바사키 신야: 가……감사합니다!
신야의 어머니: 우선 첫 번째로, 학과의 톱이 되세요
……하아. 이런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걸, 말로 뱉지 않게 좀 해줘
시바사키 신야: 반드시 설명하겠어요
――――제가, 특별하다는 것을
*
…………
문을 연 순간, 제일 좋아하는 고기 감자조림의
좋은 냄새가, 나를 맞아주었다.
핫카 시구레: 어서 와, 신야
시바사키 신야: 나 왔어, 시구레
핫카 시구레: 수술, 수고했어요
시바사키 신야: 응, 이제 엄청 지쳤어. 아하하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있는 병원에서의 수술.
돌아와 보면, 테이블 위에는 랩으로 싸여있는 식사가 2인분.
언제부터일까. 시구레는 이런 식으로 저녁을 차리고
기다려 주게 되었다.
시바사키 신야(처음에는 『먼저 자고 있어』 라며
연락했었는데, 완전히 어리광부렸네)
이 방에 들어온 순간,
병원에서 맡은 각종 약품 냄새는 사라진다.
시바사키 신야: 오늘도 엄청 맛있어 보여, 시구레의 밥
핫카 시구레: 시간이 있어서, 새로운 레퍼토리에도 도전해봤어요
시바사키 신야: 이 고기말이 맞지? 겉으로 봐도, 진짜 대박이야.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고 있어
핫카 시구레: 그 전에, 신야. 세탁물은 바구니에 넣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찾았다
벗겨놓은 양말을 스스로 줍는 동시에, 시구레가 바구니를 내밀었다.
핫카 시구레: 정말이지
시바사키 신야(또, 기쁜 듯한 얼굴이야)
핫카 시구레: 식사 전에, 샤워라도 하고 오면 어때요?
시바사키 신야: 아니, 다 먹고 들어갈래
핫카 시구레: 식후에 바로 입욕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알고 있어, 이래 봬도 의사니까
서로 마주보고 식사를 한다.
시바사키 신야: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핫카 시구레: 응. 꽤나 좋은 맛이 나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매콤한 향신료 뿌려놓고 있는거, 알고 있어?
핫카 시구레: 매운 것에는, 피로 회복이나, 스트레스 경감 작용이 있어요
괜찮다면 신야도, 조금 어때?
――오늘은, 언제나보다 더 지쳐 있잖아요
챙겨 줄때의 시구레의 예쁜 오드 아이.
그 안에는, 『오늘, 어머니와 무슨 일이 있었는가』라는
내게 묻고 싶은 충동이 있단 걸 나는 안다.
시바사키 신야: 그럼, 정말 조금만 먹어볼까. 이 고기말이를 매콤하게!
핫카 시구레: 여기요
시바사키 신야: 고마워, 시구레! 앗, 밥 조금만 더 주라!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있어도,
시구레는 물어보지 않는다.
시바사키 신야(내가 건드려지고 싶지 않은 일이란 걸,
이해해 주고 있으니까)
4.
시바사키 신야: ――라는 이유로, 우선 1주 간
어머니가 내준 과제인 학과의 톱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렇습니까…….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당신의 사정은 둘째 치고 저는,
교사로써 평등한 채점을 할 생각이에요
시바사키 신야: 와앗, 그런 것 당연하잖아요!
오히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노오 마사치카: 어째서,감사를 표하십니까……?
시바사키 신야(그야,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고 있어주시니까……)
이노오 마사치카: 시바사키 군?
시바사키 신야: 아무튼 저, 열심히 할게요! 실례하――
우와앗!
이노오 마사치카: ! 괜찮습니까!?
상당히 화려하게 넘어졌네요……
시바사키 신야: 하하……죄송해요.
그보다 방금, 뭔가 발 밑에서 움직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노오 마사치카: 에? 아뇨, 아무것도 없는 듯 합니다만……
시바사키 신야: 기분 탓이라면, 다행이에요! 그럼 가볼게요
이노오 마사치카: 앗, 시바사키 군! 아무쪼록 교실까지 가는 길, 조심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네! 실례했습니다
*
시바사키 신야: 다들, 좋은 아침―!
하나부사 야나기&핫카 시구레: !
시부타니 카스카&마키 치즈루&미케카도 시온: …………
시바사키 신야(응? 뭔가 엄청나게 신기한 듯한 얼굴로 날 보고 있는 듯한――)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그, 등 뒤에서 붕붕 날고있는 건 뭐야?
시바사키 신야: 붕붕……?
뒤돌아 보면 시선의 위치에, 비행하는 소형 드론이 있었다.
시바사키 신야(뭐야 이거!?)
――――라니, 생각하지 않아도 알겠다.
그 사람이 한거야.
아까 교무실에서 밟은 물체의 정체가 판명되었다.
우시와카 미나토: 와~, 귀여워. 펫 군이야?
시바사키 신야: 헤? 아, 맞아! 펫! 엄청 귀엽지!
미케카도 시온: ……귀엽지 않아. 그저 기계잖아
시부타니 카스카: 기묘……이질……
마키 치즈루: 넘어지고 머리 부딪혀서,
드디어 이상하게 된건가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막 신경쓰진 마!
이 드론……도로 쨩! 부끄럼쟁이란 말야
그치? 도로 쨩. 오~ 착하지 착하지
어린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드론을 쓰다듬자,
드론은 딱딱하게 나를 거절한다.
하나부사 야나기: ……미친 걸까?
핫카 시구레: 신야……
이노오 마사치카: 여러분, 자리에 앉아 주세요.
평소와 같이 HR시간은 단축하고, 주간 시험을 치르겠습니다
선생님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드론은 훅 하고
높이 뛰어 올라, 교실 조명 위에 멈췄다.
시바사키 신야(역시, 나를 감시하기 위한 거야)
(……하지만, 신경 쓸 순 없어)
착석한 나는――… 책상 밑에 감춘 두 손으로, 살며시 책을 펴는 동작을 한다.
어릴 때부터의 의식.
집중 상태――존――에 들어가는 감각의 입구에 선다.
수술 전에 행한 것을, 지금, 처음으로 이 학원에서 하고 있다.
눈을 감고, 조용한 심호흡을.
체내에 지금 있는 공기를, 의식과 함께 전부 내뱉는 것처럼.
텅 빈 육체에 콧구멍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이윽고 숙연해진 세계와의 일체화를 느끼고, 반짝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럼, 지금부터 시노노메 학원 2학년, 주간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시바사키 신야(…―――――)
…………
양쪽 손바닥에 담은 찬물을 마음껏 안면에 내동댕이친다.
시바사키 신야: 휴―……
시원함에, 존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을 해방시켰다.
옛날엔 이 전환이 잘 안돼서,
기절할 때까지 책을 읽기도 하고 수식을 풀기도 한 일을 생각해낸다.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신야
시바사키 신야: 앗, 시구레
핫카 시구레: 조금, 늦는 듯해서. 세수하고 있었네요. ……꽤나 호쾌하게
시바사키 신야: 응, 뭔가 이러고 싶은 기분이어서.
미안해, 기다리게 해서!
오늘은 어디서 점심 먹을까?
핫카 시구레: 식당은, 어때요?
오늘 런치 정식 디저트에, 신야가 좋아하는 제철 과일 파르페가 있대
시바사키 신야: 파르페!? 아싸―! 어서 가자
*
여학생: 거짓말, 시바사키 선배 왔어
남학생: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시바사키 신야: ――!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째서지?
심박수가 올라감과 동시에, 호흡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모두 다, 날 보고 있어.
비웃고 있어.
노려보고 있어……?
나를 소외시키려는, 굉장히 차가운 눈이――…
핫카 시구레: 신야……?
아사기리 미카게: 두 사람, 이쪽이야 이쪽―
미카게 군이, 식당 중심가 자리에서 훌쩍 손짓을 했다.
그 곳에 도달할 때까지의 길 중에, 나에 대한 주목의 이유가 들려온다.
니토 센리: 뭔가 시바사키 선배, 특진생 주간 테스트에서
1위 못 따면 퇴학이래
하리미야 토우지: 복도에서 어머니와 크게 다퉜던 모양이라고 들었다만……
모치즈키 유우마: 퇴학……의료업에, 전념하시는 걸까
시시마루 타카오미: 핫. 흥미 없어
시바사키 신야(소문이 퍼지고 있어……)
5.
핫카 시구레: 신야, 우선 착석하도록 해요
시바사키 신야: 응, 그렇네
(시구레는……자세한 일이라던가, 물어보지 않는구나)
하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미카게 군과 친구들은
직구를 던져 왔다.
아사기리 미카게: 재미있는 소문의 진실은 어떤가 하는 느낌?
하나부사 야나기: 신야, 시험 1등이 아니면 퇴학이란 거 진짜야?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응.
하지만, 퇴학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허가는 받았으니까
핫카 시구레: …………
아사기리 미카게: 테스트 1위……말이지
신 쨩이라면, 편하게 할 수 있잖아
시바사키 신야: 에?
아사기리 미카게: 좋은 기회니까 물어봐야지―
신 쨩은 말야, 팟 하고 뛰어서 의사까지 하고 있는 수재인데,
왜 시노노메 다니고 있는 거야?
일부러 테스트에서 평균점 부근을 딴다던가, 노는거야? 아니면, 무언가의 고집?
핫카 시구레: 아사기리, 너무 파고 들었어요
아사기리 미카게: 겁 많은 핫카 쨩을 대신해서 물어본 건데
핫카 시구레: 조용히 하세요
신야,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시바사키 신야(내가, 시노노메를 다니는 이유……)
――――그 때.
기계 음성: 미션ㆍ통지! 미션ㆍ통지!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미션?
식당 내에 울려퍼지는 소리를 낸 것은,
언젠가 부터인가 등 뒤에서 날고 있던 도로 쨩이었다.
하나부사 야나기: 아까의 드론……
기계 음성: 속공ㆍ응답하라! 속공ㆍ응답하라!
핫카 시구레: 신야, 그거――
시바사키 신야: 도, 도로 쨩도 밥 시간인가봐! 잠깐 주고 올게!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많은 시선을 뿌리치고
식당을 떠났다.
아사기리 미카게: 드론의 밥은 뭘까?
하나부사 야나기: ……앗, 유우마가 크로키 장을 가지고 쫓아가고 있어
아사기리 미카게: 핫카 쨩은 괜찮아? 안 가도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여기라면 아마, 아무도 안 오겠지)
운동장의 구석――.
부활동 견학용 벤치 그림자에서,
나는 도로 쨩의 통화기능 버튼을 눌렀다.
신야의 어머니: 늦었어. 내 시간을 버리게 만들지 말아줄래
시바사키 신야: 죄송해요, 선생님.
……저기, 이 드론은 뭐예요?
신야의 어머니: 말했잖니. 잡담을 할 시간은 없어
시노노메에 퇴학당하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 전해오는 미션을 신속히 수행하렴
*
『부활동에서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게 보고를 받은 시구레가 체육관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인파는 상당수로 불어나 있었다.
핫카 시구레: 어째서 이런 소란이……
우시와카 미나토: 아, 시구레 쨩 이쪽이야 이쪽~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제일 앞에 있는 우시와카의 옆에 도달한다.
그러자 드디어 소란의 중심이 보였다.
가라테 부의 주장과 맞서고 있는 건――――
신야였다.
시바사키 신야: 잘 부탁드립니다!
가라테부 주장: 덤벼 봐! 아마추어 따위에게 지지 않는다!
핫카 시구레: ……신야
하나부사 야나기: 뭔가, 엄청난 가봐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야구부 레귤러 전원한테 3진 따고,
테니스부에선 실력 1위에게 1점도 안 내주고 완승했대
하나부사 야나기: 점심시간에는 축구부 전원을 혼자서 빠져나가서,
슛 넣었다는데, 그치 유우마?
모치즈키 유우마: 네……. 시바사키 선배, 허벌나게 엄청났어요
아, 스케치 한 거 보실래요?
핫카 시구레: ……아뇨. 그보다 신야의 저 행동 이유는, 알고 계신가요?
모치즈키 유우마: 로봇 스케치 할 때, 들린 건…….
뭔가, 여자 목소리가, 『시노노메 학원의 모든 부활등의 1위를 쓰러트려라』 라고 말했어요
핫카 시구레: 엉망진창이다……
아사기리 미카게: 테스트에서만 1위 따면,
퇴학당할지도 모르겠네
하나부사 야나기: 그렇지만, 운동부는 이 가라테부만 이기면, 조건 달성이야
핫카 시구레: ……신야
심판: 첫 번째 판! 승리――시바사키!
핫카 시구레: !
와아아, 하고 대환성이 일어난다.
가라테부 주장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붉은 눈으로 신야를 노려보고 있었다.
승자일 터인 신야는 그 시선을,
잔뜩 겁먹은 듯한 창백한 얼굴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사기리 미카게: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