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캐릭터 스토리

시바사키 신야 캐릭터 스토리

by 空の上 2020. 7. 26.

1.

 

―약 75억.

무슨 숫자냐고?

세계의 인구야.

지구 위에서 호흡하고 있는 사람의 수.

즉 『주인공』의 수.

이만큼의 『주인공』이 있으니까,

나 하나 정도 조연으로 파묻혀도 

분명 문제 없어.

평범하고, 평범하며, 지극히 평균적인 인간으로 있고 싶어.

「다녀왔습니다」라던가,

「잘먹겠습니다」라던가,

「좋은 꿈 꿔」라던가를 당연하게 웃으며 말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기도 하면서 말야.

실패에 울기도 하고, 성공에 기뻐함을

쌓아가고 있는 평범한 나날. 인생.

―그런 막연한 꿈을 꾸고 있어.

 

*

 

키리타니 요스케: 유메라이브 중, 버디 측의 심층 심리는

접촉에 의해 하트 측에 공유된다

 

시바사키 신야&핫카 시구레:

 

처음 유메라이브를 할 때.

선생님의 담담한 설명에, 유메마이크를 앞에 둔

나와 시구레는 무거운 침묵에 사로잡혔다.

 

키리타니 요스케: 어떻게 할래?

 

―심층심리의 공유.

『나의 속』을, 타인이 알게 된다.

시구레에게.

 

시바사키 신야:

 

핫카 시구레: ―그럼

 

시바사키 신야: !

 

움직이지 않는 나의 옆에서 조용히 한 걸음을 내딛은 시구레는

마이크에 손을 뻗는다. 

―버디 역이었다.

나는 그걸 보고, 마음 속에서 안도했다.

 

비겁해서 미안해….

 

*

 

시바사키 신야: ―안, 미안해

 

핫카 시구레: 신야. …신야, 일어나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아, 시구레

우왓!?

 

핫카 시구레: !

 

성대하게 침대 위에서 굴러넘어져 버렸다….

 

시바사키 신야: 아야야

 

핫카 시구레: 괜찮나요? 자, 손을

 

시바사키 신야: 고마워. 왜 매일 아침마다 이렇게 되는걸까

 

핫카 시구레: 매일 아침…혹시 신야,

항상 이런거예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시구레가 나보다 일찍 일어나는 거,

드문 일이니까

 

시구레가 일어나는 건 기본적으로 나쁘고,

슬로우 스타터다. 

한 번 깨우지 않고 관찰한 알람의

최고 스누즈 기록은 103회

 

핫카 시구레: 오늘은 신야의 잠꼬대가…아니, 가끔이에요

성대하게 침대 위에서 굴러떨어지는 친구를 보고,

홀딱 잠이 깼어요

 

―친구.

무심코 한 말에 마음이 근질근질 거린다.

 

시바사키 신야: 내 탓에 깨워버렸네. 미안해

 

핫카 시구레: 아뇨. 오늘은 좋은 날씨기도 하고,

런닝 하고나서 아침 먹을까요

 

시바사키 신야: 응! 갈까

 

여느 때 처럼, 단정히 정리된

내 트레이닝 웨어가 침대 옆에

준비되어 있었다.

 

*

 

기숙사에서 학교까지의 통학로는,

시구레와 나의 『잊어먹은 물건 체크』의 시간이기도 하다.

 

핫카 시구레: 수업 준비물이랑, 체육복은?

 

시바사키 신야: 가지고 있어

 

핫카 시구레: 손수건이랑, 티슈

 

시바사키 신야: 어엇 주머니에 좋아! 확인, 오케이

 

핫카 시구레: 루이보스 티랑, 도시락

 

시바사키 신야: 가방에 쏙 넣어 뒀어. 항상 물병이랑 도시락 챙겨줘서,

고마워 시구레

 

핫카 시구레: 1인분을 만드는 게, 남아돌아서 수고스러우니까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의 도시락 맛있으니까, 살았어

 

핫카 시구레:

 

시바사키 신야(앗, 조금 웃었다)

 

이건 시구레가 기뻐할 때의 표정이다.

 

핫카 시구레: 다음, 숙제 프린트는?

 

시바사키 신야: 어제 같이 한거, 제대로 가져 왔어

 

핫카 시구레: 오늘 마감인, 부활동 의식 조사에 관한 프틴트는?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그럴 것 같아서, 여분을 준비해 뒀어요

교실에서 작성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살았어!

 

이게, 나와 시구레의 일상.

2개의 퍼즐 조각이라면, 아마,

딱 맞는다는 느낌.

시구레의 옆은, 엄청 아늑해.

 

*

 

이노오 마사치카: 주간 시험 채점 결과는, 전원에게 고루 돌아갔네요

이번에도 성적 순서를 발표하겠습니다.

1위부터―마키 군, 핫카 군,

미케카도 군과 하나부사 군은 동점

 

마키 치즈루: 당연한 결과네요

 

이노오 마사치카: 계속해서 시바사키 군, 아사기리 군, 시부타니 군

최하점은, 또 우시와카 군입니다

 

우시와카 미나토: 어라라

 

시바사키 신야(이 순위, 1학년때 부터

하나도 안 바뀌었네)

 

2.

 

이노오 마사치카: 이과 과목이 전멸인 시부타니 군과,

전부 낙제점인 우시와카 군은 추가 시험이 있습니다.

제대로 공부해 두세요

 

우시와카 미나토: 공부, 네~에

 

시부타니 카스카: 숫자의 나열 따위 언령의 인과와의 괴리를

배울 필요성 따윈 느끼지 못한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럼, 지금부터 복습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틀린 부분을, 각자 확실히 재검토해 주세요

 

이노오 선생님의 말 직후, 나는 문제 용지를 금방 파일 속에 집어넣었다.

 

시바사키 신야: 하~. 이번에도, 평균 점수여서 다행이다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그거 항상 말하고 있네에.

평균 라인 아슬아슬해서, 즐거워?

 

시바사키 신야: 즐겁다던가 그런게 아니고, 힘내서 이정도인거야

 

아사기리 미카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하나부사 야나기: 미카게처럼, 게임 감각으로 추가 시험을 1점 차로

모면되는 점수 노리면, 재밌을지도 모르겠네

 

아사기리 미카게: 최고로 합리적이지?

 

미케카도 시온: 거꾸로 귀찮을 것 같아

 

우시와카 미나토: 카스카, 추가시험 공부, 같이 하자

 

시부타니 카스카: 타락의 화신과 공부따위, 방해받을 뿐인 미래가 보입니다.

방에서도 나가줬음 좋겠어

 

이노오 마사치카: 여러분, 사담은 쉬는 시간에 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죄송해요 선생님!

 

수업 중, 친구들과 실업는 수다를 떨어서,

선생님으로 부터 주의를 받았다.

매우 평범하고 건강한 매일이,

나에게는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자신을 둘러싼

"진짜 환경"을  잊을 뻔 했다.

 

*

 

시바사키 신야: 하―, 이제서야 점심이다. 배고파

 

핫카 시구레: 오늘은 날씨가 쾌청하니, 안뜰이나 운동장 벤치에서

점심 먹을래요?

 

시바사키 신야: 운동장! 다 먹으면 센리랑 애들 불러서, 축구 하자

 

사루와타리 키이치: 마사치카 쨩, 잠깐 괜찮을까?

 

이노오 마사치카: ! 학생들 앞에서, 그런 별명은 삼가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사루와타리 선생님이다

 

핫카 시구레: 2학년 특진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이노오 마사치카: 왜 그러십니까, 일부러 교실까지 와서.

이제 교무실로 돌아가는 길입니다만

 

사루와타리 키이치: 신야 군은 아아, 있네. 다행이다

 

시바사키 신야: 저말이에요?

 

사루와타리 키이치: 이사장실에 동행해 줄 수 있을까?

어머님이, 방문하셨어

 

시바사키 신야: 에

 

핫카 시구레: ….

 

신야의 어머니: ―이런 이유로, 신야는 오늘을 끝으로

퇴학시키겠습니다

 

시바사키 신야: !? 퇴학

 

이노오 마사치카: 그건 또, 상당히 갑작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만

 

신야의 어머니: 신야를 시노노메에 입학시킨 목적은, 학원이 내거는

명확한 경쟁주의에 찬동하고, 신야의 경쟁본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노노메는 나의 기대에는 대답해주지 않았어요

 

시바사키 신야: ….

 

이노오 마사치카: …말씀입니다만, 교사인 제 눈에는,

시바사키 군은 학원생활을 의미있게 보내고 있는 것 처럼 보입니다

여기는 우선, 본인의 의사를

 

신야의 어머니: 본인의 의사? 범인의 핑계로 말해서는 이야기가 되지 않아요

아무튼, 퇴학은 결정사항입니다.

수속 서류는 우송해 주세요

그럼

 

이노오 마사치카: 잠깐, 기다려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선생님, 제가 쫓아갈게요

 

이노오 마사치카: 

…뭡니까 대체, 저 어머님은

 

사루와타리 키이치: 무서운 얼굴이 돼있어, 마사치카 쨩

 

이노오 마사치카: 이사장대리는 왜 웃고 있습니까!

갑자기 퇴학이라니, 시바사키 군이 가여워요

 

사루와타리 키이치: 저런, 어떻게 되려나

 

3.


시바사키 신야: 시바사키 선생님!

불러세우면,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무표정으로 되돌아 보았다.

신야의 어머니: 시노노메에 입학해서, 학습능력까지 저하된 거니?
밖에서는 어머님이라고 부르는 게 규칙이잖아


시바사키 신야: ……죄송합니다. 저기, 하지만 저――

신야의 어머니: 어서 짐 싸세요

시바사키 신야: 읏……

신야의 어머니: 표정근의 움직임 만큼은 잘 발달돼 있는 듯 하네.
하지만, 너에게는 쓸모없는 성장이야

시바사키 신야: …………저는, 시노노메 학원을 퇴학하고 싶지 않아요

신야의 어머니: ………
――과연

시바사키 신야: 윽……

조용한 목소리와는 정반대인 그녀의 시선에,
숨을 죽인다.
열린 동공에, 사라진 눈 깜빡임.
나의 구석구석까지, 진득히,
집념으로 관찰하고 있다.

신야의 어머니: 방금 들린 반항적인 언행은, 무언가의 문제일까?

시바사키 신야: 으……아뇨. 저, 퇴학하고 싶지 않아요

신야의 어머니: 주장만을 입에 담는 건, 말 못하는 동물 이하야

시바사키 신야: 선생―― 어머니가 바라시는 것을, 반드시 보여드릴게요!

신야의 어머니: ……예상 외의 발언이네. 흥미로워

시바사키 신야(이 눈……)

생각과 호기심과 집념으로 가득 찬――――
“실험체”를 보는 눈이다.

신야의 어머니: ……1주 간

시바사키 신야: 에?

신야의 어머니: 기간 내로, 내가 내준 모든 과제를 클리어 할 것
달성했을 때만, 퇴학에 재고의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도록 하겠어요

시바사키 신야: 가……감사합니다!

신야의 어머니: 우선 첫 번째로, 학과의 톱이 되세요
……하아. 이런 기본적이고 초보적인 걸, 말로 뱉지 않게 좀 해줘

시바사키 신야: 반드시 설명하겠어요
――――제가, 특별하다는 것을

*

…………
문을 연 순간, 제일 좋아하는 고기 감자조림의
좋은 냄새가, 나를 맞아주었다.

핫카 시구레: 어서 와, 신야

시바사키 신야: 나 왔어, 시구레

핫카 시구레: 수술, 수고했어요

시바사키 신야: 응, 이제 엄청 지쳤어. 아하하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은 있는 병원에서의 수술.
돌아와 보면, 테이블 위에는 랩으로 싸여있는 식사가 2인분.
언제부터일까. 시구레는 이런 식으로 저녁을 차리고
기다려 주게 되었다.

시바사키 신야(처음에는 『먼저 자고 있어』 라며
연락했었는데, 완전히 어리광부렸네)

이 방에 들어온 순간,
병원에서 맡은 각종 약품 냄새는 사라진다.

시바사키 신야: 오늘도 엄청 맛있어 보여, 시구레의 밥

핫카 시구레: 시간이 있어서, 새로운 레퍼토리에도 도전해봤어요

시바사키 신야: 이 고기말이 맞지? 겉으로 봐도, 진짜 대박이야.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고 있어

핫카 시구레: 그 전에, 신야. 세탁물은 바구니에 넣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앗, 찾았다

벗겨놓은 양말을 스스로 줍는 동시에, 시구레가 바구니를 내밀었다.

핫카 시구레: 정말이지

시바사키 신야(또, 기쁜 듯한 얼굴이야)

핫카 시구레: 식사 전에, 샤워라도 하고 오면 어때요?

시바사키 신야: 아니, 다 먹고 들어갈래

핫카 시구레: 식후에 바로 입욕하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알고 있어, 이래 봬도 의사니까

서로 마주보고 식사를 한다.

시바사키 신야: 잘 먹겠습니다―!
맛있어!!!

핫카 시구레: 응. 꽤나 좋은 맛이 나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매콤한 향신료 뿌려놓고 있는거, 알고 있어?

핫카 시구레: 매운 것에는, 피로 회복이나, 스트레스 경감 작용이 있어요
괜찮다면 신야도, 조금 어때?
――오늘은, 언제나보다 더 지쳐 있잖아요

챙겨 줄때의 시구레의 예쁜 오드 아이.
그 안에는, 『오늘, 어머니와 무슨 일이 있었는가』라는
내게 묻고 싶은 충동이 있단 걸 나는 안다.

시바사키 신야: 그럼, 정말 조금만 먹어볼까. 이 고기말이를 매콤하게!

핫카 시구레: 여기요


시바사키 신야: 고마워, 시구레! 앗, 밥 조금만 더 주라!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있어도,
시구레는 물어보지 않는다.

시바사키 신야(내가 건드려지고 싶지 않은 일이란 걸,
이해해 주고 있으니까)

4.

시바사키 신야: ――라는 이유로, 우선 1주 간
어머니가 내준 과제인 학과의 톱을 목표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렇습니까…….알겠습니다
그건 그렇고, 당신의 사정은 둘째 치고 저는,
교사로써 평등한 채점을 할 생각이에요

시바사키 신야: 와앗, 그런 것 당연하잖아요!
오히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노오 마사치카: 어째서,감사를 표하십니까……?

시바사키 신야(그야, 특별하게 취급하지 않고 있어주시니까……)

이노오 마사치카: 시바사키 군?

시바사키 신야: 아무튼 저, 열심히 할게요! 실례하――
우와앗!

이노오 마사치카: ! 괜찮습니까!?
상당히 화려하게 넘어졌네요……

시바사키 신야: 하하……죄송해요.
 그보다 방금, 뭔가 발 밑에서 움직인 듯한 느낌이 들어서 

이노오 마사치카: 에? 아뇨, 아무것도 없는 듯 합니다만……

시바사키 신야: 기분 탓이라면, 다행이에요! 그럼 가볼게요

이노오 마사치카: 앗, 시바사키 군! 아무쪼록 교실까지 가는 길, 조심해 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네! 실례했습니다

*

시바사키 신야: 다들, 좋은 아침―!

하나부사 야나기&핫카 시구레: !

시부타니 카스카&마키 치즈루&미케카도 시온: …………

시바사키 신야(응? 뭔가 엄청나게 신기한 듯한 얼굴로 날 보고 있는 듯한――)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그, 등 뒤에서 붕붕 날고있는 건 뭐야?

시바사키 신야: 붕붕……?

뒤돌아 보면 시선의 위치에, 비행하는 소형 드론이 있었다.

시바사키 신야(뭐야 이거!?)

――――라니, 생각하지 않아도 알겠다.
그 사람이 한거야.
아까 교무실에서 밟은 물체의 정체가 판명되었다.

우시와카 미나토: 와~, 귀여워. 펫 군이야?

시바사키 신야: 헤? 아, 맞아! 펫! 엄청 귀엽지!

미케카도 시온: ……귀엽지 않아. 그저 기계잖아

시부타니 카스카: 기묘……이질……

마키 치즈루: 넘어지고 머리 부딪혀서,
드디어 이상하게 된건가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막 신경쓰진 마!
이 드론……도로 쨩! 부끄럼쟁이란 말야
그치? 도로 쨩. 오~ 착하지 착하지

어린 아이에게 하는 것처럼 드론을 쓰다듬자,
드론은 딱딱하게 나를 거절한다.


하나부사 야나기: ……미친 걸까?

핫카 시구레: 신야……

이노오 마사치카: 여러분, 자리에 앉아 주세요.
평소와 같이 HR시간은 단축하고, 주간 시험을 치르겠습니다

선생님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드론은 훅 하고
높이 뛰어 올라, 교실 조명 위에 멈췄다.

시바사키 신야(역시, 나를 감시하기 위한 거야)
(……하지만, 신경 쓸 순 없어)

착석한 나는――… 책상 밑에 감춘 두 손으로, 살며시 책을 펴는 동작을 한다.
어릴 때부터의 의식.
집중 상태――존――에 들어가는 감각의 입구에 선다.
수술 전에 행한 것을, 지금, 처음으로 이 학원에서 하고 있다.
눈을 감고, 조용한 심호흡을.
체내에 지금 있는 공기를, 의식과 함께 전부 내뱉는 것처럼.
텅 빈 육체에 콧구멍을 통해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이윽고 숙연해진 세계와의 일체화를 느끼고, 반짝 눈꺼풀을 들어올린다.

이노오 마사치카: 그럼, 지금부터 시노노메 학원 2학년, 주간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시바사키 신야(…―――――)

…………

양쪽 손바닥에 담은 찬물을 마음껏 안면에 내동댕이친다.

시바사키 신야: 휴―……

시원함에, 존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자신을 해방시켰다.
옛날엔 이 전환이 잘 안돼서,
기절할 때까지 책을 읽기도 하고 수식을 풀기도 한 일을 생각해낸다.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신야

시바사키 신야: 앗, 시구레


핫카 시구레: 조금, 늦는 듯해서. 세수하고 있었네요. ……꽤나 호쾌하게

시바사키 신야: 응, 뭔가 이러고 싶은 기분이어서.
미안해, 기다리게 해서!
오늘은 어디서 점심 먹을까?

핫카 시구레: 식당은, 어때요?
오늘 런치 정식 디저트에, 신야가 좋아하는 제철 과일 파르페가 있대

시바사키 신야: 파르페!? 아싸―! 어서 가자

*

여학생: 거짓말, 시바사키 선배 왔어

남학생: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시바사키 신야: ――!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다.
……어째서지?
심박수가 올라감과 동시에, 호흡이 옅어지는 것을 느낀다.
모두 다, 날 보고 있어.
비웃고 있어.
노려보고 있어……?
나를 소외시키려는, 굉장히 차가운 눈이――…

핫카 시구레: 신야……?

아사기리 미카게: 두 사람, 이쪽이야 이쪽―

미카게 군이, 식당 중심가 자리에서 훌쩍 손짓을 했다.
그 곳에 도달할 때까지의 길 중에, 나에 대한 주목의 이유가 들려온다.

니토 센리: 뭔가 시바사키 선배, 특진생 주간 테스트에서
1위 못 따면 퇴학이래

하리미야 토우지: 복도에서 어머니와 크게 다퉜던 모양이라고 들었다만……

모치즈키 유우마: 퇴학……의료업에, 전념하시는 걸까

시시마루 타카오미: 핫. 흥미 없어

시바사키 신야(소문이 퍼지고 있어……)

5.

핫카 시구레: 신야, 우선 착석하도록 해요

시바사키 신야: 응, 그렇네
(시구레는……자세한 일이라던가, 물어보지 않는구나)

하지만 자리에 앉자마자, 미카게 군과 친구들은
직구를 던져 왔다.

아사기리 미카게: 재미있는 소문의 진실은 어떤가 하는 느낌?

하나부사 야나기: 신야, 시험 1등이 아니면 퇴학이란 거 진짜야?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응.
하지만, 퇴학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허가는 받았으니까

핫카 시구레: …………

아사기리 미카게: 테스트 1위……말이지
신 쨩이라면, 편하게 할 수 있잖아

시바사키 신야: 에?

아사기리 미카게: 좋은 기회니까 물어봐야지―
신 쨩은 말야, 팟 하고 뛰어서 의사까지 하고 있는 수재인데,
왜 시노노메 다니고 있는 거야?
일부러 테스트에서 평균점 부근을 딴다던가, 노는거야? 아니면, 무언가의 고집?

핫카 시구레: 아사기리, 너무 파고 들었어요

아사기리 미카게: 겁 많은 핫카 쨩을 대신해서 물어본 건데

핫카 시구레: 조용히 하세요
신야, 대답할 필요는 없어요

시바사키 신야(내가, 시노노메를 다니는 이유……)


――――그 때.

기계 음성: 미션ㆍ통지!  미션ㆍ통지!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미션?

식당 내에 울려퍼지는 소리를 낸 것은,
언젠가 부터인가 등 뒤에서 날고 있던 도로 쨩이었다.

하나부사 야나기: 아까의 드론……

기계 음성: 속공ㆍ응답하라! 속공ㆍ응답하라!

핫카 시구레: 신야, 그거――

시바사키 신야: 도, 도로 쨩도 밥 시간인가봐! 잠깐 주고 올게!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많은 시선을 뿌리치고
식당을 떠났다.

아사기리 미카게: 드론의 밥은 뭘까?

하나부사 야나기: ……앗, 유우마가 크로키 장을 가지고 쫓아가고 있어

아사기리 미카게: 핫카 쨩은 괜찮아? 안 가도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여기라면 아마, 아무도 안 오겠지)

운동장의 구석――.
부활동 견학용 벤치 그림자에서,
나는 도로 쨩의 통화기능 버튼을 눌렀다.

신야의 어머니: 늦었어. 내 시간을 버리게 만들지 말아줄래

시바사키 신야: 죄송해요, 선생님.
……저기, 이 드론은 뭐예요?

신야의 어머니: 말했잖니. 잡담을 할 시간은 없어
시노노메에 퇴학당하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 전해오는 미션을 신속히 수행하렴

*

『부활동에서 터무니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게 보고를 받은 시구레가 체육관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인파는 상당수로 불어나 있었다.

핫카 시구레: 어째서 이런 소란이……

우시와카 미나토: 아, 시구레 쨩 이쪽이야 이쪽~

사람들을 비집고 들어가, 제일 앞에 있는 우시와카의 옆에 도달한다.
그러자 드디어 소란의 중심이 보였다.
가라테 부의 주장과 맞서고 있는 건――――
신야였다.

시바사키 신야: 잘 부탁드립니다!

가라테부 주장: 덤벼 봐! 아마추어 따위에게 지지 않는다!

 

핫카 시구레: ……신야

 

하나부사 야나기: 뭔가, 엄청난 가봐

 

아사기리 미카게: 신 쨩, 야구부 레귤러 전원한테 3진 따고,

테니스부에선 실력 1위에게 1점도 안 내주고 완승했대

 

하나부사 야나기: 점심시간에는 축구부 전원을 혼자서 빠져나가서,

슛 넣었다는데, 그치 유우마?

 

모치즈키 유우마: ……. 시바사키 선배, 허벌나게 엄청났어요

아, 스케치 한 거 보실래요?

 

핫카 시구레: ……아뇨. 그보다 신야의 저 행동 이유는, 알고 계신가요?

 

모치즈키 유우마: 로봇 스케치 할 때, 들린 건……. 

뭔가, 여자 목소리가, 『시노노메 학원의 모든 부활등의 1위를 쓰러트려라』 라고 말했어요

 

핫카 시구레: 엉망진창이다……

 

아사기리 미카게: 테스트에서만 1위 따면,

퇴학당할지도 모르겠네

 

하나부사 야나기: 그렇지만, 운동부는 이 가라테부만 이기면, 조건 달성이야

 

핫카 시구레: ……신야

 

심판: 첫 번째 판! 승리――시바사키!

 

핫카 시구레: !

 

와아아, 하고 대환성이 일어난다.

가라테부 주장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붉은 눈으로 신야를 노려보고 있었다.

승자일 터인 신야는 그 시선을,

잔뜩 겁먹은 듯한 창백한 얼굴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사기리 미카게: ―라라. 신 쨩, 정말로 넘버 원이 되어버렸다

 

모치즈키 유우마: 대단해…….하지만 시바사키 선배, 얼굴이 다른 사람 같아요 

 

핫카 시구레: 다른 사람……

 

시바사키 신야(이겼다………… 이겨버렸다)

(가라테부 부장, 엄청 노려보고 있어……)

 

나를 향한 시선에 담긴 미움.

적의.

질투.

내가――――『특별』하니까.

 

시바사키 신야(그렇지 않은데……)

(나는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걸로 누군가를 도왔을 뿐인데……)

(나는――…)

 

핫카 시구레: 신야!

 

시바사키 신야: 읏――시구레?

 

6.

 

핫카 시구레: 무사하나요? 손은……

갑자기 가라테를 하다니,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소중한 손인데――

 

닿을 것 같아서, 반사적으로 피해버렸다.

 

핫카 시구레――!

 

시바사키 신야: 앗

, 괜찮아! 봐봐!

 

손을 쥐었다 펴서 보여준다.

활짝 핀 미소로.

시구레에게 닿는 것으로 부터,

발을 디디는 것 부터 도망친 나를,

없었던 일로 하는 것 처럼.

 

핫카 시구레: ……괜찮다면, 다행이에요

 

시바사키 신야: 응! 갑자기 놀래켜서 미안해.

기숙사로 돌아가자!

 

핫카 시구레: 저는 아직, 학생회 일이 남아 있어서……

 

시바사키 신야: 앗, 그렇구나! 그럼 먼저 돌아갈게 

 

핫카 시구레…………

 

*

시바사키 신야: 으…윽!

 

방에 돌아와서, 물을 머리부터 뒤집어 쓸 때

새끼 발가락을 힘껏 부딪혔다.

강렬한 아픔에 소파에 쓰러졌다.

 

시바사키 신야: 하아…지쳤다

 

기침을 하자마자, 내 주위를 부유하고 있던

도로 쨩이 오도카니 내 가슴 위로 올라왔다.

 

드론 음성: ――영구기관인 뇌는 지치지 않아

 

"그녀"의 음성이다.

감시와 도청을 당연하단 듯이 당하고 있다.

 

시바사키 신야: …알고 있어. 선생님이 읽으라고 하신 책에,

적혀져 있었어

 

드론 음성: 오늘의 결과는 기록했습니다.

내일은 문예부의 미션을 전달할테니, 컨디션 조절하세요

그리고, 이번 주의 수술은――

 

드론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

기계를 통해서 나온다 해도, 사람의 목소리일 텐데,

나에게는 무기질한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시바사키 신야(……졸리기 시작했다)

 

또, 드론이 뭐라고 말하고 있다.

피로회복이 어떻다던가. 젖산이 어떻다던가, 이렇다던가.

 

시바사키 신야(아…… 양말, 다 벗었네. 치워야 겠다…………)

(시구레에게…………

혼나버………………려……………………)

 

그리고 일주일 간, 나는 존 상태를 구사해서 시노노메 학원의

모든 부활동에게 승부를 걸었다.

결과는, 어떻게든 전승.

그런 걸 하고있을 때,

시구레는 나에게 무엇 하나도 물어보지 않았다.

……닿지 않고 있어 주는 것에,

나는, 엄청 안심하고 있었다.

 

――――주간시험, 결과 발표의 날.

 

이노오 마사치카: 그럼, 성적순을 발표하겠습니다. 1위부터――

 

시바사키 신야: ――

 

이노오 마사치카: ―― 시바사키 군

 

시바사키 신야&마키 치즈루: !

 

이노오 마사치카: 그리고, 마키 군이, 전과목 동점으로 1위입니다

 

마키 치즈루: 공동 1위

 

시바사키 신야: 다행이다

 

핫카 시구레…………

 

이노오 마사치카: 2위는 핫카 군, 미케카도 군과 하나부사 군은 또 동점

그리고 아사기리 군, 시부타니 군과 계속해서……

최하위는, 우시와카 군입니다

이번 회, 시바사키 군의 성적 향상은 대단한 노력의 결과라고, 선생님은 생각하고 있어요

시바사키 군, 이걸로 퇴학은 면제네요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자 마자,

머리 위에서 함께 결과를 듣고 있던 도로 쨩이 책상 위에 착지했다.

전원이 꺼진다.

 

시바사키 신야: 도, 도로 쨩…?

 

미케카도 시온: ……죽은 거야?

 

시바사키 신야: 죽었다고 말해야 하나 전원이…응, 동작도 하지않아

 

미케카도 시온: …………

 

아사기리 미카게:  미케 쨩 신경쓰지 마(돈마이,don't mind) 몰래 그 드론

쓰다듬거나, 말걸거나 그랬잖아

 

시바사키 신야: 엣!? 그랬어?

 

미케카도 시온: ……그럴 리 없잖아. 귀엽지도 않고

 

하나부사 야나기: 감시용 드론이 사용 완료 되었다는 건,

퇴학도 없던 일이 됐다고 해석해도 좋지 않아?

축하해, 신야

 

마키 치즈루: 저와 성적으로 나란히 선 것은, 솔직하게 칭찬해 드릴게요

 

우시와카 미나토: 신 쨩, 축하해. 앞으로도 클래스 메이트네

 

시부타니 카스카: …귀찮은 일이 줄어들도록 액막이 기도를 해야겠어요.

혈액을 주액으로 취급해 기도하면 효과도 보장합니다

 

시바사키 신야: 다들…, 고마워! 나, 엄청 기뻐!

 

핫카 시구레신야, 지난 며칠 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생각해요

이거…… 축하 기념이라고 생각해서, 실은 만들어 왔어요

 

시바사키 신야: 우왓 엄청 커다란 도시락이다!?

엄청 맛있어 보여!

 

미케카도 시온: 무거워 보여……

 

하나부사 야나기: 부지런하네

 

마키 치즈루: 웃을 부분이잖아?

 

아사기리 미카게:  선생님, 저렇게 당당하게 빨리 도시락 까먹는거 있기예요―?

 

이노오 마사치카: 오늘은, 특별히입니다.

이 클래스에서 누군가가 빠져버린다 하는 일이 없어서, 다행이야

 

시바사키 신야: 역시 시구레가 만들어 준 밥, 최고로 맛있어!

 

핫카 시구레: 아직 잔뜩 있어요. 많이 먹고, 지난 며칠 동안의 피로를 풀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고마워, 시구레

 

이렇게 해서, 다시 나의 평온한 학원생활이 돌아 올――터였다.

 

 

시바사키 신야: …응, 후와아

오랜만에 8시간 푹 잤네

 

옆 침대에는, 시구레가 미간을 찌푸린 채 잠들어 있었다.

이제 곧 알람이 울릴 테니, 오늘은 스누즈 3회째에 깨워주자.

 

시바사키 신야(…………어라?)

(!!!!)

(안 떨어진 채로 침대 위에서 자고 있어!? 이런 적 처음이야!)

(……혹시, 아직도 존 상태인 건가?)

 

7.

 

여학생: 시바사키 선배! 편지에도 적어두었는데요, 저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주세요!

 

시바사키 신야: 겨,결혼!?

 

여학생: 네! 저, 선배의 『부활동 깨기 특집』을 Ourtube에서 보고, 이제 정말로 결혼하기로 결심했어요!

 

Ourtube』는, 세계에서 인기있는 동영상 사이트다.

학원 내에 좀 유명한 Ourtuber가 있어서, 내 기행이 전세계에 전달되어 버린 것 같다.

 

시바사키 신야(그리고 나서 단숨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의 호출이 늘어나 버렸지……)

 

여학생: 시바사키 선배!!

 

시바사키 신야: 넷,네!

 

여학생: 네!? 예스라는 거네요! 선배와 결혼할 수 있다니 행복해……!

 

시바사키 신야: 엣, 저기――

 

하나부사 야나기: 그 결혼, 잠깐 기다려 주지 않을래?

 

시바사키 신야: 야나기 군…?

 

여학생: 하, 하나부사 선배……

 

하나부사 야나기: 어제는, 내게 프러포즈 한 일, 잊어버린거야?

 

여학생: 앗,죄, 죄송합니다! 실례할게요~

 

시바사키 신야: 아…가버렸다

 

하나부사 야나기: 혹시, 쓸 데 없는 짓 해버린 거야?

 

시바사키 신야: 아니, 엄청 살았어. 고마워, 야나기 군

 

하나부사 야나기: 별 말씀을. 최근, 인기 만점이네

 

시바사키 신야(인기 만점이라고 말하면, 꽤나 다른 느낌이 들어……)

 

왜냐하면, 지금과 같은 연예를 이유로 불려나오는 건 20% 정도다.

남은 80%은  『존 상태』인 나를 의지한, 심부름 센터 같은 상담일이 대부분이었다.

 

시바사키 신야(곤란한 사람의 상담은 거절하기 힘드니까, 매일매일이 바빠)

 

오늘도 엄청나게 불려나 져서, 시구레와는 따로 점심식사를――

옥상의 문이, 갑자기 기운차게 열린다.

 

핫카 시구레신야! 괜찮나요――

――? 왜, 여기에 하나부사가 있어요?

 

하나부사 야나기: 이 러브레터, 교실에 떨어져 있었으니까

 

시바사키 신야: 앗!? 그거, 아까의 애게서 

 

하나부사 야나기: 그대로 계속 몰려져 있었더라면, 지금쯤, 약혼녀였을지도 모르겠네

 

핫카 시구레신야… 상냥한 것은 괜찮지만,

평등한 친절은 잔인할 뿐이에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핫카 시구레거절하지 않는 것으로 신야의 부담이 늘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전개예요

『뉴스one』의 다큐멘터리 코너 출연 의뢰도, 받아들였다고 들었습니다만

 

시바사키 신야: 앗, 역시 시구레는 정보가 빠르네. 거절할 수가 없어서 말야

봐봐, Ourtuber 학원생이 방송국 프로듀서와 아는 사이인 듯 해

내가 거절하면, 그 사람, 잘린대

 

핫카 시구레: 해고라는 건 거짓말이잖아요

 

하나부사 야나기: 거짓말이네

 

시바사키 신야: 엣, 거짓말이야…?

(그래도, 지금 와서 거절할 수도 없고…)

 

핫카 시구레…하아

 

시바사키 신야(아, 시구레 조금 화내고 있어)

 

핫카 시구레: 그 상태로 TV출연이라니, 괜찮은 거예요?

 

시바사키 신야: 우… 내가 카메라 앞에서 엄청나게 허둥댈까봐, 걱정해주고 있는거구나

하지만 아마, 괜찮아!

최근에는 물건 잃어버리지도 않고, 시구레에게도 폐 끼치지 않고 있잖아?

 

핫카 시구레…………

 

하나부사 야나기: 확실히, 요즘 괴멸적인 정도의 허둥대는 짓은 없어졌지?

 

시바사키 신야: 응!

아마, 집중력을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있게 된거라고 생각해

 

핫카 시구레집중력……인가요

 

하나부사 야나기: 헤에

 

시바사키 신야: ――그러고 보니, 야나기 군? 아까부터 그거

나한테 온 편지로…뭘 접고 있는 거야?

 

하나부사 야나기: 집중력 써서, 종이비행기

 

시바사키 신야: 종이비행기

 

핫카 시구레: 신야, 다음은

 

시바사키 신야: 앗, 응.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지?

아, 맞다 컨트롤!

요 며칠, 퇴학당하지 않기 위해 집중 모드를 계속 ON했으니까 뇌가 단련돼서,

주의력도 정상이 된 건가 싶어서

그러니까, TV출연도 괜찮아. 시구레에게 끼치고 있는 폐의 양은,

더 줄어들 거라고 생각해

 

핫카 시구레…………

 

시바사키 신야(어라? 화내고 있는거, 심해졌어……?)

 

하나부사 야나기: ――졸업,일지도

 

시바사키 신야: ……

 

완성된 종이 비행기가, 야나기 군의 손에서 떠나 둥실 하고 하늘로 날아간다.

어느 새 머리 위에는 흐린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종이 비행기는 금방 낙하해서, 눈 깜짝할 사이에 떨어져 간다…… .

 

하나부사 야나기: 아―아. 사라졌다

 

핫카 시구레: 촬영은, 언제인가요

 

시바사키 신야: 아, 내일이야

 

핫카 시구레: 내일? 수술이 있는 날 아닌가요?

 

시바사키 신야: 그 후여도 괜찮다면서, 스케줄이 정해져 버렸어. 하하

 

핫카 시구레……그런가요

 

시바사키 신야(시구레……?)

 

퇴학 한 건만 해결되면, 『특별』한 일도 모호하게 된 채,

다시 평소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바사키 신야(그런데)

 

시구레의 약간의 차이를 더욱 선명히 느끼는 건, 풀리지 않는 존 상태인 탓이 분명하다.

 

시바사키 신야(시구레에게 만큼은, 알려지고 싶지 않아……)

 

8.

 

스태프: 그럼, 본방 들어갈게요

 

촬영 스태프의 시작 구호 소리가 울린다.

눈부신 라이트에, 익숙하지 않은 장소.

모르는 사람들과 남 일 같은 소란.

나는 『뉴스one』 사회인 남자 아나운서의 옆에,

빌려온 고양이처럼 얌전히 앉아 있었다.

『시바사키 신야』 를 소개하는 VTR이 흘러나오고,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다.

 

아나운서: 이야, 정말로 흥미로운 내용이었네요

VTR에서 소개된 바와 같이, 시바사키 씨는 월반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입니다만

그것은 역시, 화제가 된 『부활동 깨기 영상』에서도 나타난, 집중력의 영향이 큰가요?

 

시바사키 신야: ――네, 아마. 예전부터,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연습은 하고있었기에

 

――――지끈,하고.

갑자기 뇌가 떨리는 듯한 두통을 느꼈다.

 

아나운서: 과연! 세간에서는 시바사키 씨를 한 마디로 『천재』라고

치부해 버릴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지끈, 지끈…… .

 

아나운서: 실은 오늘은, 어떻게 시바사키 씨 정도의 『천재』가 탄생한 것인지,

유전학의 권위자이기도 하신 어머님에 대한 인터뷰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시바사키 신야: 읏――!

 

아나운서: 거기에는 우리가 놀랄, 일반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출생 비화가 있었습니다!

 

안되겠어 이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어

 

시바사키 신야: !!

 

아나운서: 에……? 왜, 왜그러십니까? 갑자기 일어서서……

 

시바사키 신야: 죄송해요. 좀 컨디션이 나빠서

 

라이트의 백광에 눈이 흐릿해진다.

두통이 더 심해진다.

 

아나운서: 시바사키 씨……!?

 

견딜 수 없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을 때는

이미, 자신의 호흡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면, 밤의 어두움이 녹은 듯한 색의 자동차가 눈 앞에 멈춰 섰다.

 

핫카 시구레신야, 타요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어째서 이 시간에 이 장소에 있는걸까.

촬영 종료 시간은  『예상 못하겠어』 라고 전했을 텐데.

중지됐다는 것도 연락하지 않았는데.

설령 와달라고 바라지도 않았다.

어째서.

알 수 없어.

머리가 아파.

――――――미움받고 싶지 않아.

 

핫카 시구레……촬영, 수고했어요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신야, 괜찮다면 이것을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는데 건네받은 두통약을 본 순간.

참을 수 없는 공포만이 지배된 나는,

내가 시구레를 어떤 얼굴로 보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부릅뜬 두 눈의 이상한 건조함을 느끼면서――

 

시바사키 신야: 어떻게 시구레……, 내가 두통이 있단 걸 알았어?

 

핫카 시구레신야……?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는 나의 어디까지를 알고 있는거야!

어디까지 날 조사해 둔 거야!?

 

핫카 시구레……

 

시바사키 신야: 대답해……!

 

핫카 시구레신야……

……………………몰라요

――네가, 내게 말하지 않은 것은

 

시바사키 신야: ……!

 

핫카 시구레: 데리러 온 이유는, 신야에게 전하고 싶은게 있어서,

방송국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두통은, 얼굴을 보고 알았습니다

 

차창에 비가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고, 순간 냉정해 졌다.

 

시바사키 신야: 그,그렇구나! 우와―, 미안해!

뭔가 이상한 것 말해버려서

 

웃어서, 넘기고.

차 내의 무거운 공기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핫카 시구레신야. 나는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의 눈 말야!

 

말을 도중에 끊었다.

더 이상 내게 파고들지 않도록, 상대방을 파고들기 위해서.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의 양 눈……

왼쪽 눈이 색이 달라서, 예뻐. 아하하

 

핫카 시구레――

 

시구레가 드디어 내게서 시선을 떼어낸다.

마음 속으론 안도하고 만다.

묻지 않고, 말하지 않는 건, 서로 똑같다.

 

*

 

시바사키 신야: ――어라? 시구레는 안 내리는거야?

 

핫카 시구레집의 일로 호출이 들어와서, 서둘러 이탈리아로 가게 됐어

 

시바사키 신야: 

 

핫카 시구레신야……

나는 신야와, 3년간으로 졸업할  『놀이』인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해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그 때, 쏟아지는 강우보다 더 많이 마음에 쏟아진 감정의 이름은, 알 수 없었다.

이제까지 읽어 온 어느 책에도 적혀있지 않았으니까.

 

*

 

시바사키 신야: 우와앗!?

――어라, 떨어졌어?

 

시바사키 신야(음, 체육복이랑 손수건, 그리고 티슈랑……)

(앗! 프린트 잊어버렸다! 가지러 돌아가야――)

우와아앗!?

 

넘어질 뻔 할 때――――

꽉, 하고 힘찬 팔에 받쳐졌다.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돌아왔구나――

 

????: 핫카가 아냐!!

 

시바사키 신야: 아……

 

9.

 

시바사키 신야(……나, 수업 빼먹고 뭐하고 있는 걸까)

 

눈 앞에는 이 전에, 존 상태에서 쓰러뜨리고 만 가라테부 부장이.

내 주머니에는  그로부터 조금 전 받은 『도전장』이 있었다.

주위에는 지켜보고 있는 가라테 부원 100명 정도가,

손에 땀을 쥐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가라테부 주장: 시바사키 신야! 다시한번 더, 이 나와 승부해라―!

 

시바사키 신야: ……알겠습니다

 

사실은, 거절하고 싶다.

무의미한 다툼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대세를 주목받고 있는 상황도――… .

하지만 요전에, 나의 당돌한 『부활동 깨기』에 응해준 그의 재도전을 받는게 예의라고 알고 있다.

 

심판: 서로에게 ―― 경례! 시작!

 

재빠르게 책을 펴는 동작을 한다.

깊은 호흡을 내쉬고―― 존에 들어간다.

 

*

 

핫카 시구레나는 신야와, 3년간으로 졸업할  『놀이』인 친구는 아니라고 생각해

 

*

 

시바사키 신야(……윽)

 

한 순간이었다.

반짝이는 눈에 보이는 것은, 체육관의 높은 천장이다.

 

가라테부 주장: 우오오오오오오! 으쌰아아아!

 

가라테부 부원들: 주자아아아아아앙! 축하드립니다아아아아아아아!!!!

 

쓰러진 채 움직일 수 없는 내 옆에서, 가라테 부원들이 뜨겁게 부둥켜안고 있다.

주장은 웃는 얼굴이지만, 눈물과 콧물로 엉망진창이다.

하지만 그것을 하나도 감추려하지 않는다.

패배도, 승리도 전부 보여준다.

그런 게 가능한 건 분명 주장이, 부원들을 믿고 있으니까.

 

시바사키 신야(――――나는, 시구레에게)

 

전부 보여줘서 모두 잃어버린다면, 『놀이』로 좋다고 생각했다.

평범한 일상에 함께 웃는 것으로 좋아서,

두려움이나, 공포따위 보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바사키 신야(하지만 그런 게 아니고 전부 공유하는 게, 『놀이』가 아닌 『진정한』거일지도 몰라)

……그런가

 

데리러 와 준 자동차 안에서, 시구레가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시바사키 신야(내가 느낀, 그 감정의 이름……)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은 안 듯한 느낌이 들었다.

 

*

…………

 

*

 

―새벽 2시.

나는 오늘 하루만에 생긴 상처에 반창고를 다 바르고,

시계에 눈을 돌렸다.

 

시바사키 신야: 이제 슬슬인가

앗, 어서와 시구레!

 

핫카 시구레신야……일어나 있었나요. 이 시간까지

그보다 상처가 늘어났는데, 혹시 가라테부 주장과 다시 겨뤄서 참패했다는 건, 사실이었나요?

 

시바사키 신야: 응. 사실이야

 

시구레에게 말해버린 것, 말하게 해버린 것이 신경쓰여서, 집중할 수 없었다.

 

시바사키 신야: 야나기 군 근처에서, 연락 갔어?

 

핫카 시구레네. 틀림없이 절 동요시키기 위한 농담인 줄 알고……

 

그러면서도, 연락을 받고 최단 속도로 돌아와줬겠지.

시구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는 안다.

 

핫카 시구레……다친 곳은, 괜찮아요?

 

시바사키 신야: 괜찮아. 가볍게 염좌가 있긴 하지만,

제대로 소중한 손은 지켰으니까

 

핫카 시구레: 다행이다……. 아니, 염좌가 있는 시점에서 좋진 않지만 

방도 또 어지럽히고…… 앗, 양말도 벗어둔채로 두고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고기 감자조림 만드는 법 알려줘

 

핫카 시구레…….하?

 

*

 

시바사키 신야: 우왓! 왠지 필러가 날아가 버렸어!

 

핫카 시구레: 어떻게 해야 그렇게 되는 거예요……

 

시바사키 신야: 아하하. 시구레가 없는 동안, 허둥대는게 돌아와버렸어

 

핫카 시구레…………

 

시구레의 예쁜 오드아이에 떠오른 감정에서, 나는 살짝 눈을 돌린다.

 

핫카 시구레……어째서, 갑자기 고기 감자조림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한 거예요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가, 조금 쓸쓸해했던 걸까 하고 생각해서

나, 퇴학 소동부터 여러가지로 바빴잖아. 그래서

 

핫카 시구레……반은 정답이에요

 

시바사키 신야: 반?

 

핫카 시구레함께하는 시간이 줄었기 때문만이, 이유는 아니에요

 

가라테부의 사람들이 부둥켜안은 광경을 생각해낸다.

그런 식으로 전부 서로 보여주는 것이 분명, 『진정한 우정』이라던가 『인연』이라던가, 그런 거.

――――라고 해도.

 

시바사키 신야: ……내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걸 시구레에게 알려저서,

미움 받을지도 모른다는게 무서워

그럴 일 없을거라고, 넌 부정하겠지만 ……

미안해

 

핫카 시구레……아니에요

나야 말로, ……

 

시바사키 신야: ……좋아!

 

나는 주워담은 필러를 씻고, 감자 껍질 벗기기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시바사키 신야: 어서 만들자! 나, 시구레가 없는 동안,

에속 고기 감자조림 참고 있었는데――

으에, 에에―!?

감자! 너무 벗겨서 엄청 작아졌어!

 

핫카 시구레하하. 전부, 함께 넣고 끓여버립시다

 

시바사키 신야: 전부 함께……?

 

핫카 시구레: 겉껍질도, 깎아버린 속살도

신야와의 식사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까

 

시바사키 신야: 시구레……

응, 고마워

(――만약  『놀이』의 다음에 나아갈 때가 온다면)

(모든 것을 말할 수 있게……

이야기 해줄수 있게 된다면)

(나와 시구레의 관계성은, 어떻게 될까)

 

한 조각에 졸인 그날의 고기 감자 조림은,

아주 부드러운 맛이 났다.

댓글